'무해하다'는 말이 이토록 어울리는 스물다섯이 있을까. <라켓소년단>으로 데뷔해 <킬 힐>, <소년비행>, <청춘블라썸>, <러닝메이트>까지 명암 있는 청춘의 시간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담아온 윤현수는 그럼에도, 여전히 친근한 옆집 소년의 매력을 가졌다. '저의 모습이 한결같으면 좋겠어요. 항상 꺾이지 않으면 좋겠고요' 앞으로도 지금의 모습처럼 늘 한결같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무해하고 꾸밈없는 윤현수의 소년다움이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MAGAZINE O> 요즘 바쁘죠? 어떻게 지내고 있었어요?
윤현수 요즘 너무 행복해요.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들지만요. 드라마 <러닝메이트> 현장에서 사람들이 너무 잘 챙겨주고 행복하게 찍고 있고요.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최근에 모든 촬영을 마쳤는데 아직 실감은 안 나요.
영화 <기생충> 작가님이 연출하시는 드라마 <러닝메이트>에 주인공 ‘노세훈’ 역을 맡게 됐어요. 말해줄 수 있는 선에서 자세한 얘기 해 줄래요?
<러닝메이트>에서 노세훈은 친구가 별로 없는 아이예요.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싸가 되는데 아싸를 탈출하고자 러닝메이트로 전교 학생회 선거에 나가면서 성장하게 되는 스토리의 작품이에요. 노세훈이라는 친구는 저랑 거의 비슷한, 아니 똑같은 캐릭터예요. 그래서 연기할 때 크게 어려운 점이 없어요. 저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든 면을 다 보여줄 수 있어요.
노세훈 캐릭터는 처음부터 현수 씨와 비슷했던 거예요?
감독님이 처음 쓰신 대본부터 저랑 캐릭터가 너무 비슷했어요. 촬영 중간에 저한테 맞게 추가해 주신 설정도 있어요. 윤현수의 모습을 보고 노세훈에게 디테일을 만들어주셨죠. 드라마 나오면 제 주변 사람들은 ‘쟤 저거 연기가 아니고 윤현수다’하고 느끼실 거예요.
주연작이니 부담이 크겠어요.
부담이 크죠. 분량이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찍으면서 이런 대본은 제가 평생 못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누가 윤현수에 대해서 보고 쓴 대본이 아니면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부담도 되지만 행복해요. 제 모든 모습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감독님도 저를 믿어주시는 게 느껴지고요.
아무래도 작품에서 교복을 자주 입게 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꾸준히 교복을 입는 기분은 어때요?
저는 고등학교 때 사복을 입었어요. 고등학교 때 못 입은 한을 성인 되어서 푸는 것 같아서 오히려 좋아요. 고등학교 때 아침마다 뭐 입을지 고민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스물다섯에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건 장점인 것 같아요. 언제까지 입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첫 현장, 아마도 <라켓소년단>이었겠죠. 어땠는지 기억나요?
그냥 벌벌 떨었어요. 현장에 배우 위치를 잡아주는 ‘티 바’가 있어요. 근데 저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제 앞에 갖다 두셔서 그걸 밟고 있다가 혼났던 기억이 있어요. <라켓소년단>에서 맡은 캐릭터가 ‘전국 일짱’이라 멋있게 나와야 하는데 첫 촬영 때 긴장을 너무 했어요. 모니터를 해보니까 제가 봐도 안 멋있더라고요. 너는 멋있어야 한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다음 촬영 때 이를 갈고 갔어요. ‘박살 내야지!’하고.
또래도 많고, 특별한 현장이었죠?
제가 경험은 제일 없는데 나이는 제일 많았어요. 제가 스물세 살이었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동생들이었는데 다 저보다 잘하고 경험도 많아서 정말 많이 배웠죠. <라켓소년단> 촬영장은 정말 재밌었어요. 배드민턴 선수가 된 기분이 들 만큼 연습 정말 많이 했고요. 처음이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현장이었어요.
데뷔작 <라켓소년단> 이후 쉴 새 없이 작품을 하고 있어요.
어휴, 운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주변에서도 다 응원해 주시고, 또 정말 운이 좋게도 오디션장에서도 저를 좋아해 주시는 감독님도 있으시고요. 그리고 작품이 끝날 때마다 다른 작품이 새롭게 또 공개됐거든요. 타이밍이 정말 좋았어요.
<킬 힐>, <소년비행>, <청춘블라썸>에서는 명암이 있는 소년 캐릭터를 맡아왔어요.
저는 나름 착하게 생긴 것 같은데(웃음). 제 외모를 보시고, 그런 캐릭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약간 올라간 제 눈꼬리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되게 어려웠어요. 제 성격과는 정반대인 친구를 표현해야 하니까요. 일단 제 외모를 믿고 최대한 까칠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평소 화도 잘 내지 않고 짜증도 없는 성격이라고 말했죠. 본인과 정반대인 성격의 캐릭터를 맡는 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행히 저도 사람인지라 속에 화가 있더라고요(웃음). 혼자서 ‘아악’하고 소리 지르고 그럴 때가 있고, 기분이 안 좋을 때 표정에서 티가 난대요. 그런 제 모습을 잘 아는 여동생한테 많이 물어봤어요. 동생이 짜증이 많거든요(웃음). 동생이 짜증 내고 화내는 법을 알려줬어요.
지금까지 캐릭터 중에 현수 씨랑 가장 싱크로율이 높았던 캐릭터는 누구였어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 속 캐릭터들이 저와 싱크로율이 되게 높아요. <오늘도 사랑스럽개>의 최율, <러닝메이트>의 노세훈이라는 친구가 저랑 정말 비슷해요. 율이는 항상 밝고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인 외면이 닮았다면 세훈이가 가진 생각 많은 내면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 둘을 합치면 정말 ‘윤현수’ 같아요.
촬영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어떤 작품이었어요?
아무래도 <소년비행>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의 저와는 성격이 너무 다른 캐릭터였으니까요. <청춘블라썸>은 로맨스적인 모먼트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어요. 손을 잡는다거나 이런 작은 스킨십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촬영할 때 얼굴이 터질 뻔했거든요.
그런 건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남들이 경험할 수 있는 건 너도 경험을 해보는 게 좋을 거라고요. 저도 앞으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죠(웃음).
보민 씨가 지난 매거진 오 인터뷰에서 ‘오디션은 매력으로 경쟁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오디션에서 어필되는 현수 씨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식 없고 꾸밈없이 저의 모습을 다 보여주고 나오는 것?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저의 솔직한 모습이나 애가 좀 행복해 보이기도 하고?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꾸밈없는 모습인 것 같아요. 오디션장에서 연기하다가 콧물도 흘리고 그러거든요. 다행히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응답하라 1988> 동룡이를 보고 배우의 꿈을 갖게 됐댔죠. 그 전부터 ‘끼'가 있다고 느꼈나요?
전혀요. 아 물론 친구들이랑 재밌게 노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끼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쓸데없는 춤을 추긴 했지만요. 저는 키도 작고 그냥 귀여운 친구였어요. 저는 빼빼로 데이 때도 ‘내돈내산’했어요. 누드 빼빼로, 아몬드 빼빼로. 그래서인지 친구들이 제가 입시 연기 준비한다고 했을 때 다들 웃었죠. 제가 금방 포기할 줄 알았대요.
앞으로 꼭 맡고 싶은 역할은 있어요?
맡고 싶은 역할보다는 하고 싶은 장르는 있어요. ‘응답하라’ 시리즈의 가족 같은 분위기에 보는 사람이 훈훈하고 행복해지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저의 목표 혹은 로망인 것 같아요.
캐스팅 제의 들어오면 바로 해요?
어휴, 당연하죠. 제발 뽑아주세요.
어떤 캐릭터 하고 싶어요?
‘응팔’의 모든 캐릭터를 다 너무 좋아해서 어떤 역할이든 좋을 것 같아요. 동룡이 같은 역할도 좋고요. 다들 매력도 있고 가족들한테도 잘하잖아요. 저도 효자? 효놈이거든요(웃음).
연기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처음으로 티비에 나왔을 때요. <라켓소년단> 첫 방송을 가족들이 다 같이 티비 앞에 모여서 봤거든요. 제가 항상 말로만 ‘준비하고 있다, 촬영하고 있다’ 말은 하는데 애가 보이질 않으니까(웃음). 처음으로 티비 속에 SBS 방송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올 때 그때가 정말 가장 뿌듯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가족들이 보다가 다들 울었어요. 할아버지는 침대 가서 혼자 울고요(웃음).
현수 씨는 욕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래요? 저는 욕심 있는 것 같아요. 있는데 드러내지는 않아요. 내면에 쌓아두고 혼자 생각하죠. 저는 조바심을 가지면 오히려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션 갈 때도 편안하게 정말 나답게 하려고 해요.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건 욕심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온앤오프가 확실한 배우도 있고 아닌 배우도 있죠. 현수 씨는 어떤 편이에요?
저는 완전히 똑같아요. 온앤오프 그런 거 없어요. 항상 똑같아요. 항상 웃고, 항상 ‘최고!’ 이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분명 지칠 때도 있어요. 에너지가 많이 들거든요. 가끔은 혼자 보내는 시간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에는 감정씬을 찍기 전에 감독님이 혼자 있으라고 의자를 펼쳐주셔서 감동이었어요. 촬영장에서 점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저를 찾아가는 느낌이에요.
예전 인터뷰에서는 특별한 취미는 없고 집에서 드라마, 영화를 보거나 동네 친구들이랑 만나서 수다 떨고, 코인노래방 가는 게 일상의 대부분이랬죠. 그 이후에도 관심 가는 취미 생활은 없었어요?
없어요. 참 한결같아요(웃음). 그나마 최근엔 볼링을 좀 많이 쳤던 것 같아요. 요즘은 <러닝메이트> 촬영을 거의 부산에서 하고 있어서 동네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집에 있는 시간도 없어서 다른 취미에 관심 가질 시간이 더 없었어요. <러닝메이트>에 모든 걸 쏟아붓고 집중하고 있어요.
길 다니다 보면 알아보는 사람도 만나죠? 기분이 어때요?
거의 없는데 만나면 너무 신기해요. 반갑죠. 저를 알아봐 주시니까요. 그런 경험이 저한테 자극이 되기도 해요.
만약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아주 유명해진다면 어떨 것 같아요?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거니까 저 자신을 컨트롤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보는 눈도 많이 생기고 그러니까요.
고양이 집사이기도 하죠. 꼬디는 잘 지내요?
꼬디 잘 지내요. 오늘 새벽에도 보고 왔어요. 삐삐라고 또 새로운 냥이도 있어요. 삐삐가 꼬디를 너무 괴롭혀서, 분리해놨어요. 아기 때부터 같이 지내면 사이가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고양이들은 항상 저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냥이들 성격은 어때요? 집사랑 케미가 잘 맞나요?
꼬디는 사실상 동생, 엄마랑 있는 시간이 많아요. 그래도 제가 가면 반갑게 맞아주고요. 삐삐는 진짜 말썽꾸러기에요. 부산에 다녀와서 짐을 책상에 다 펼쳐놓고 그랬는데 그걸 다 떨어뜨리더라고요.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요. 둘이 정말 달라요.
여동생이랑 가까워 보여요. 인스타에 여동생이 찍어준 사진도 많고요. 어떻게 남매 사이가 그래요?
제가 착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친구처럼 지냈어요. 서로한테 잘해줘요. 어제도 부산에서 서울 올라와 집에 오자마자 동생이랑 한 시간 정도 떠들었고요. ‘나 왔다. 내려와라.’ 해서 같이 수다 떨었어요. 서로 의지도 많이 하고요.
가족들 사이에서 윤현수는 어떤 캐릭터예요?
자기 마음, 자기 멋대로 하는 아이. 그래도 제가 친척들 중에 제일 맏이라서 나름은 착한 아들, 손주로 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들이 저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나름은 든든한 맏이인 것 같아요.
아우터코리아랑은 어떻게 함께 하게 됐어요?
대표님께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주셨어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극 영화과에 입학했고, 학교를 다니다 보니 더 빨리 현장 경험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했어요. 게시물 올릴 때 해시태그 엄청 하고요. #신인배우, #오디션, #배우 지망생, #캐스팅 이런 것들 다 걸고요. 이거 꿀팁입니다!! 배우 지망생분들은 인스타를 적극 활용하세요! 대표님께서 제가 올린 게시물을 보시고 연락을 주셔서 바로 달려왔어요. 첫 만남이 잊히지가 않아요. 비도 오고 머리도 산발이었는데 대표님이 처음 딱 만났을 때, ‘눈이 되게 좋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러고 미팅을 몇 번 더 하고 아우터에 들어오게 됐죠.
아우터코리아에서 보낸 시간 중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은 언제였어요?
저는 아우터 수학여행이요. 처음으로 다 같이 어딘가를 갔는데, 차 뭐야. 솔라틴가 그걸 타고. 같이 여행을 갔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였죠. 그전에도 가족 같은 분위기, 화목한 회사라는 걸 느꼈지만 수학여행 때 정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완전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완전한 행복이요? 최근에는 아무래도 <러닝메이트>랑 <오늘도 사랑스럽개> 때문에 행복했던 것 같아요. 가족들이 제가 <러닝메이트> 출연한다는 걸 알았을 때. 출연 기사가 떴는데, 할아버지는 기사를 보고 다 아시는 스타일이거든요. <러닝메이트> 고사 지낼 때도 정말 행복했고 <오늘도 사랑스럽게> 마지막 촬영 날도 정말 행복했고요. 촬영 때문에 부산 간 것도 되게 행복했고요. 요즘은 행복을 더 많이, 자주 느끼는 것 같아요.
스물다섯 살이에요.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나이 들길 바라나요?
배우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딱 지금만 같으면 좋겠어요. 저의 모습이 한결같으면 좋겠어요. 항상 꺾이지 않으면 좋겠고요. 지금 같은 모습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윤현수를 모르는 사람에게 윤현수는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줄래요?
어우~ (머리를 쥐어뜯으며) 윤현수는요. 저를 말로 표현하라고 하면 잘 안 나오는데요. 저의 진짜 모습들은 이런 인터뷰나 작품을 보시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말로는 표현을 못 하겠어요. 부끄러워요 으하하하. 저희 엄마한테 물어보시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어요. 저희 엄마 번호는 010...
윤현수 Q&A
MBTI ESFP
별명 마조리카, 년수
취미 축구, 반신욕
평소 패션 스타일 윤현수 마음대로
MUST HAVE ITEM 모자
인생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인생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7)
롤모델 엄마
좋아하는 아티스트 나
나에게 ‘배우’는 직업
나에게 ‘아우터’란 아우터 '패밀리'
CREDIT
기획 아우터코리아
콘텐츠 디렉터 원욱
피처 에디터 이송은, 김은솔
비주얼 디렉터 신래영, 윤지민
매니지먼트 신나라, 김민기
콘텐츠 마케터 김도영
포토그래퍼 김민석
포토 어시스턴트 권경민
리터쳐 최정윤
헤어 임청(스타일그래퍼)
메이크업 임청(스타일그래퍼)
스타일리스트 김아형
CI 김호 (tors)
'무해하다'는 말이 이토록 어울리는 스물다섯이 있을까. <라켓소년단>으로 데뷔해 <킬 힐>, <소년비행>, <청춘블라썸>, <러닝메이트>까지 명암 있는 청춘의 시간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담아온 윤현수는 그럼에도, 여전히 친근한 옆집 소년의 매력을 가졌다. '저의 모습이 한결같으면 좋겠어요. 항상 꺾이지 않으면 좋겠고요' 앞으로도 지금의 모습처럼 늘 한결같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무해하고 꾸밈없는 윤현수의 소년다움이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MAGAZINE O> 요즘 바쁘죠? 어떻게 지내고 있었어요?
윤현수 요즘 너무 행복해요.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들지만요. 드라마 <러닝메이트> 현장에서 사람들이 너무 잘 챙겨주고 행복하게 찍고 있고요.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최근에 모든 촬영을 마쳤는데 아직 실감은 안 나요.
영화 <기생충> 작가님이 연출하시는 드라마 <러닝메이트>에 주인공 ‘노세훈’ 역을 맡게 됐어요. 말해줄 수 있는 선에서 자세한 얘기 해 줄래요?
<러닝메이트>에서 노세훈은 친구가 별로 없는 아이예요.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싸가 되는데 아싸를 탈출하고자 러닝메이트로 전교 학생회 선거에 나가면서 성장하게 되는 스토리의 작품이에요. 노세훈이라는 친구는 저랑 거의 비슷한, 아니 똑같은 캐릭터예요. 그래서 연기할 때 크게 어려운 점이 없어요. 저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든 면을 다 보여줄 수 있어요.
노세훈 캐릭터는 처음부터 현수 씨와 비슷했던 거예요?
감독님이 처음 쓰신 대본부터 저랑 캐릭터가 너무 비슷했어요. 촬영 중간에 저한테 맞게 추가해 주신 설정도 있어요. 윤현수의 모습을 보고 노세훈에게 디테일을 만들어주셨죠. 드라마 나오면 제 주변 사람들은 ‘쟤 저거 연기가 아니고 윤현수다’하고 느끼실 거예요.
주연작이니 부담이 크겠어요.
부담이 크죠. 분량이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제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찍으면서 이런 대본은 제가 평생 못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누가 윤현수에 대해서 보고 쓴 대본이 아니면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부담도 되지만 행복해요. 제 모든 모습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감독님도 저를 믿어주시는 게 느껴지고요.
아무래도 작품에서 교복을 자주 입게 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꾸준히 교복을 입는 기분은 어때요?
저는 고등학교 때 사복을 입었어요. 고등학교 때 못 입은 한을 성인 되어서 푸는 것 같아서 오히려 좋아요. 고등학교 때 아침마다 뭐 입을지 고민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스물다섯에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건 장점인 것 같아요. 언제까지 입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첫 현장, 아마도 <라켓소년단>이었겠죠. 어땠는지 기억나요?
그냥 벌벌 떨었어요. 현장에 배우 위치를 잡아주는 ‘티 바’가 있어요. 근데 저는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제 앞에 갖다 두셔서 그걸 밟고 있다가 혼났던 기억이 있어요. <라켓소년단>에서 맡은 캐릭터가 ‘전국 일짱’이라 멋있게 나와야 하는데 첫 촬영 때 긴장을 너무 했어요. 모니터를 해보니까 제가 봐도 안 멋있더라고요. 너는 멋있어야 한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다음 촬영 때 이를 갈고 갔어요. ‘박살 내야지!’하고.
또래도 많고, 특별한 현장이었죠?
제가 경험은 제일 없는데 나이는 제일 많았어요. 제가 스물세 살이었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동생들이었는데 다 저보다 잘하고 경험도 많아서 정말 많이 배웠죠. <라켓소년단> 촬영장은 정말 재밌었어요. 배드민턴 선수가 된 기분이 들 만큼 연습 정말 많이 했고요. 처음이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현장이었어요.
데뷔작 <라켓소년단> 이후 쉴 새 없이 작품을 하고 있어요.
어휴, 운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주변에서도 다 응원해 주시고, 또 정말 운이 좋게도 오디션장에서도 저를 좋아해 주시는 감독님도 있으시고요. 그리고 작품이 끝날 때마다 다른 작품이 새롭게 또 공개됐거든요. 타이밍이 정말 좋았어요.
<킬 힐>, <소년비행>, <청춘블라썸>에서는 명암이 있는 소년 캐릭터를 맡아왔어요.
저는 나름 착하게 생긴 것 같은데(웃음). 제 외모를 보시고, 그런 캐릭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약간 올라간 제 눈꼬리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되게 어려웠어요. 제 성격과는 정반대인 친구를 표현해야 하니까요. 일단 제 외모를 믿고 최대한 까칠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평소 화도 잘 내지 않고 짜증도 없는 성격이라고 말했죠. 본인과 정반대인 성격의 캐릭터를 맡는 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행히 저도 사람인지라 속에 화가 있더라고요(웃음). 혼자서 ‘아악’하고 소리 지르고 그럴 때가 있고, 기분이 안 좋을 때 표정에서 티가 난대요. 그런 제 모습을 잘 아는 여동생한테 많이 물어봤어요. 동생이 짜증이 많거든요(웃음). 동생이 짜증 내고 화내는 법을 알려줬어요.
지금까지 캐릭터 중에 현수 씨랑 가장 싱크로율이 높았던 캐릭터는 누구였어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 속 캐릭터들이 저와 싱크로율이 되게 높아요. <오늘도 사랑스럽개>의 최율, <러닝메이트>의 노세훈이라는 친구가 저랑 정말 비슷해요. 율이는 항상 밝고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인 외면이 닮았다면 세훈이가 가진 생각 많은 내면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 둘을 합치면 정말 ‘윤현수’ 같아요.
촬영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어떤 작품이었어요?
아무래도 <소년비행>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의 저와는 성격이 너무 다른 캐릭터였으니까요. <청춘블라썸>은 로맨스적인 모먼트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어요. 손을 잡는다거나 이런 작은 스킨십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촬영할 때 얼굴이 터질 뻔했거든요.
그런 건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러닝메이트> 한진원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남들이 경험할 수 있는 건 너도 경험을 해보는 게 좋을 거라고요. 저도 앞으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죠(웃음).
보민 씨가 지난 매거진 오 인터뷰에서 ‘오디션은 매력으로 경쟁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오디션에서 어필되는 현수 씨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식 없고 꾸밈없이 저의 모습을 다 보여주고 나오는 것?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저의 솔직한 모습이나 애가 좀 행복해 보이기도 하고?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꾸밈없는 모습인 것 같아요. 오디션장에서 연기하다가 콧물도 흘리고 그러거든요. 다행히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응답하라 1988> 동룡이를 보고 배우의 꿈을 갖게 됐댔죠. 그 전부터 ‘끼'가 있다고 느꼈나요?
전혀요. 아 물론 친구들이랑 재밌게 노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끼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쓸데없는 춤을 추긴 했지만요. 저는 키도 작고 그냥 귀여운 친구였어요. 저는 빼빼로 데이 때도 ‘내돈내산’했어요. 누드 빼빼로, 아몬드 빼빼로. 그래서인지 친구들이 제가 입시 연기 준비한다고 했을 때 다들 웃었죠. 제가 금방 포기할 줄 알았대요.
앞으로 꼭 맡고 싶은 역할은 있어요?
맡고 싶은 역할보다는 하고 싶은 장르는 있어요. ‘응답하라’ 시리즈의 가족 같은 분위기에 보는 사람이 훈훈하고 행복해지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저의 목표 혹은 로망인 것 같아요.
캐스팅 제의 들어오면 바로 해요?
어휴, 당연하죠. 제발 뽑아주세요.
어떤 캐릭터 하고 싶어요?
‘응팔’의 모든 캐릭터를 다 너무 좋아해서 어떤 역할이든 좋을 것 같아요. 동룡이 같은 역할도 좋고요. 다들 매력도 있고 가족들한테도 잘하잖아요. 저도 효자? 효놈이거든요(웃음).
연기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처음으로 티비에 나왔을 때요. <라켓소년단> 첫 방송을 가족들이 다 같이 티비 앞에 모여서 봤거든요. 제가 항상 말로만 ‘준비하고 있다, 촬영하고 있다’ 말은 하는데 애가 보이질 않으니까(웃음). 처음으로 티비 속에 SBS 방송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올 때 그때가 정말 가장 뿌듯했던 것 같아요. 그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가족들이 보다가 다들 울었어요. 할아버지는 침대 가서 혼자 울고요(웃음).
현수 씨는 욕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래요? 저는 욕심 있는 것 같아요. 있는데 드러내지는 않아요. 내면에 쌓아두고 혼자 생각하죠. 저는 조바심을 가지면 오히려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션 갈 때도 편안하게 정말 나답게 하려고 해요.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건 욕심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온앤오프가 확실한 배우도 있고 아닌 배우도 있죠. 현수 씨는 어떤 편이에요?
저는 완전히 똑같아요. 온앤오프 그런 거 없어요. 항상 똑같아요. 항상 웃고, 항상 ‘최고!’ 이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분명 지칠 때도 있어요. 에너지가 많이 들거든요. 가끔은 혼자 보내는 시간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에는 감정씬을 찍기 전에 감독님이 혼자 있으라고 의자를 펼쳐주셔서 감동이었어요. 촬영장에서 점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저를 찾아가는 느낌이에요.
예전 인터뷰에서는 특별한 취미는 없고 집에서 드라마, 영화를 보거나 동네 친구들이랑 만나서 수다 떨고, 코인노래방 가는 게 일상의 대부분이랬죠. 그 이후에도 관심 가는 취미 생활은 없었어요?
없어요. 참 한결같아요(웃음). 그나마 최근엔 볼링을 좀 많이 쳤던 것 같아요. 요즘은 <러닝메이트> 촬영을 거의 부산에서 하고 있어서 동네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집에 있는 시간도 없어서 다른 취미에 관심 가질 시간이 더 없었어요. <러닝메이트>에 모든 걸 쏟아붓고 집중하고 있어요.
길 다니다 보면 알아보는 사람도 만나죠? 기분이 어때요?
거의 없는데 만나면 너무 신기해요. 반갑죠. 저를 알아봐 주시니까요. 그런 경험이 저한테 자극이 되기도 해요.
만약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아주 유명해진다면 어떨 것 같아요?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거니까 저 자신을 컨트롤을 잘해야 할 것 같아요. 보는 눈도 많이 생기고 그러니까요.
고양이 집사이기도 하죠. 꼬디는 잘 지내요?
꼬디 잘 지내요. 오늘 새벽에도 보고 왔어요. 삐삐라고 또 새로운 냥이도 있어요. 삐삐가 꼬디를 너무 괴롭혀서, 분리해놨어요. 아기 때부터 같이 지내면 사이가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고양이들은 항상 저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냥이들 성격은 어때요? 집사랑 케미가 잘 맞나요?
꼬디는 사실상 동생, 엄마랑 있는 시간이 많아요. 그래도 제가 가면 반갑게 맞아주고요. 삐삐는 진짜 말썽꾸러기에요. 부산에 다녀와서 짐을 책상에 다 펼쳐놓고 그랬는데 그걸 다 떨어뜨리더라고요.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요. 둘이 정말 달라요.
여동생이랑 가까워 보여요. 인스타에 여동생이 찍어준 사진도 많고요. 어떻게 남매 사이가 그래요?
제가 착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친구처럼 지냈어요. 서로한테 잘해줘요. 어제도 부산에서 서울 올라와 집에 오자마자 동생이랑 한 시간 정도 떠들었고요. ‘나 왔다. 내려와라.’ 해서 같이 수다 떨었어요. 서로 의지도 많이 하고요.
가족들 사이에서 윤현수는 어떤 캐릭터예요?
자기 마음, 자기 멋대로 하는 아이. 그래도 제가 친척들 중에 제일 맏이라서 나름은 착한 아들, 손주로 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들이 저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나름은 든든한 맏이인 것 같아요.
아우터코리아랑은 어떻게 함께 하게 됐어요?
대표님께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주셨어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극 영화과에 입학했고, 학교를 다니다 보니 더 빨리 현장 경험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했어요. 게시물 올릴 때 해시태그 엄청 하고요. #신인배우, #오디션, #배우 지망생, #캐스팅 이런 것들 다 걸고요. 이거 꿀팁입니다!! 배우 지망생분들은 인스타를 적극 활용하세요! 대표님께서 제가 올린 게시물을 보시고 연락을 주셔서 바로 달려왔어요. 첫 만남이 잊히지가 않아요. 비도 오고 머리도 산발이었는데 대표님이 처음 딱 만났을 때, ‘눈이 되게 좋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러고 미팅을 몇 번 더 하고 아우터에 들어오게 됐죠.
아우터코리아에서 보낸 시간 중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은 언제였어요?
저는 아우터 수학여행이요. 처음으로 다 같이 어딘가를 갔는데, 차 뭐야. 솔라틴가 그걸 타고. 같이 여행을 갔는데 가족 같은 분위기였죠. 그전에도 가족 같은 분위기, 화목한 회사라는 걸 느꼈지만 수학여행 때 정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완전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완전한 행복이요? 최근에는 아무래도 <러닝메이트>랑 <오늘도 사랑스럽개> 때문에 행복했던 것 같아요. 가족들이 제가 <러닝메이트> 출연한다는 걸 알았을 때. 출연 기사가 떴는데, 할아버지는 기사를 보고 다 아시는 스타일이거든요. <러닝메이트> 고사 지낼 때도 정말 행복했고 <오늘도 사랑스럽게> 마지막 촬영 날도 정말 행복했고요. 촬영 때문에 부산 간 것도 되게 행복했고요. 요즘은 행복을 더 많이, 자주 느끼는 것 같아요.
스물다섯 살이에요.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나이 들길 바라나요?
배우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딱 지금만 같으면 좋겠어요. 저의 모습이 한결같으면 좋겠어요. 항상 꺾이지 않으면 좋겠고요. 지금 같은 모습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윤현수를 모르는 사람에게 윤현수는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줄래요?
어우~ (머리를 쥐어뜯으며) 윤현수는요. 저를 말로 표현하라고 하면 잘 안 나오는데요. 저의 진짜 모습들은 이런 인터뷰나 작품을 보시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말로는 표현을 못 하겠어요. 부끄러워요 으하하하. 저희 엄마한테 물어보시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어요. 저희 엄마 번호는 010...
윤현수 Q&A
MBTI ESFP
별명 마조리카, 년수
취미 축구, 반신욕
평소 패션 스타일 윤현수 마음대로
MUST HAVE ITEM 모자
인생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인생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7)
롤모델 엄마
좋아하는 아티스트 나
나에게 ‘배우’는 직업
나에게 ‘아우터’란 아우터 '패밀리'
CREDIT
기획 아우터코리아
콘텐츠 디렉터 원욱
피처 에디터 이송은, 김은솔
비주얼 디렉터 신래영, 윤지민
매니지먼트 신나라, 김민기
콘텐츠 마케터 김도영
포토그래퍼 김민석
포토 어시스턴트 권경민
리터쳐 최정윤
헤어 임청(스타일그래퍼)
메이크업 임청(스타일그래퍼)
스타일리스트 김아형
CI 김호 (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