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안의 도전

아홉 살 데뷔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1> 첫 현장에서 박수를 받았던 김지안은 어느덧 데뷔 8년 차 배우가 되었다. 수줍어하며 '인터뷰가 가장 떨려요.'라고 말하던 김지안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할 땐 영락없는 열 여섯 살의 모습이다가도, 연기에 대해선 누구보다 진심을 담는 마음이 느껴졌다. 현장에서 받은 감동의 순간들이 남아 김지안의 연기 인생을 물들였고, <우리는 오늘부터>, <이브> 곧 공개 예정인 <형사록2>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듯, 연기가 재밌어진 배우 김지안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MAGAZINE O> 오늘 매거진 오 촬영을 앞두고 있어요. 긴장되거나 떨리진 않아요? 

김지안 촬영은 떨리기보다는 설레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사실 인터뷰가 제일 떨려요. 손이 바들바들 떨릴 만큼요. 


촬영 전에 준비한 게 있을까요?

생각을 많이 하고 왔고요. 거울 보면서 '아 이거는 표정을 이렇게 해야 되나?' 시안 보면서 연습을 하긴 했어요.


아우터의 다른 배우들이 매거진 오 촬영한 사진들 봤어요? 어땠어요?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다들 자기 개성에 맞게 사진을 잘 찍은 것 같아요. 저도 잘할 수 있겠죠? 저는 사실 (윤)현수 오빠처럼 교복 입고 찍어보고 싶었어요.


오늘 여기 오기 전엔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오늘은 아까 친구를 잠깐 만나서 밥도 먹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침부터 피곤했어요. 제가 사람에 기가 빨리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그리고 시험이 오늘로 딱 30일 남았어요. 이제부터 열심히 해야죠(웃음). 


오늘이 토요일이잖아요. 평소의 주말은 어떻게 보내요? 

요즘 주말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꼭 한편씩 보고 있어요. 어제는 드라마 <시그널>을 봤고요. 심리학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서 시도해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평소에 추리물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일에는 주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겠죠? 학교생활은 어때요?

평화로워요. 처음에는 저희 반이 되게 조용했거든요. 요즘에는 애들이 친해져서 시끄러워졌어요(웃음).



학교에서 반장이라면서요? 반장 생활은 어때요?

운 좋게 뽑혔어요. 시끄러워졌지만 여전히 저희 반은 모범적인 편이거든요. 저는 제재를 막 많이 하지는 않아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스타일로 하고 있어요(웃음).


반장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있어요?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안 해본 걸 계속해보고 싶어서 아, 올해에는 뭘 하지 생각하다가 ‘이번엔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해봐야겠다. 그럼 뭐가 있지? 학교를 못 빠지게 반장을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으로요. 친한 친구가 반장이었는데 그 친구가 너무 멋있어 보기도 했고요. 근데 사실 뽑힐 줄은 몰랐어요.


학업과 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게 힘들진 않아요?

저는 재밌어요. 학교도 재밌고 촬영도 재밌어요. 힘든 점이 있다면 작년에 많이 빠졌을 때 수행 평가 기간이 겹쳤었어요. 학교를 간 날에 수행평가를 한 번에 2-3개씩 봐야 하니까 조금 힘들긴 했죠. 선생님들이 다 너무 좋으셔서 제가 수행 평가를 보는 날을 맞춰주셨어요, 감사하게도.


지안 씨의 배우 활동에 대한 친한 친구들 반응은 어떤가요?

좀 놀려요(웃음). 제가 <홈타운>이라는 작품에서 사투리를 했는데, 그걸 따라 하고 놀려서 부끄러웠어요. 애들이 반응이 큰 편은 아니에요. "야 너 또 빠지냐" 이런 느낌(웃음). 그래도 "잘 다녀와" 이런 것도 있으면 좋을 텐데.


부러워 하거나 그런 건 없어요?

특별히 그런 건 없어요. 학교를 빠지는 걸 부러워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촬영하는 얘기를 잘 안 해서 그런지 특별히 부러워하는 건 없어요. 제발 세븐틴 싸인 좀 받아달라고 하는 친구들은 있어요(웃음).




인스타를 보면 오빠랑 사이가 좋아 보여요. 보통 그 나이 대에 남매 사이가 좋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어렸을 때는 오빠랑 많이 싸우는 편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안 싸우게 됐어요. 가족 중에서 가장 편한 게 오빠인 것 같아요. 같은 학생이고 어릴 때부터 공감대가 많아요. 게임도 같이 하고요. 제가 오빠한테 의존을 하는 부분이 있어요. 고민 상담도 해요. 오빠는 저랑 다르게 좀 현실적이거든요.

김지안 어머님 오빠가 좀 착하긴 하지?

김지안 그건 제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좋긴 좋지만 착하다는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오빠랑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아요. 빨리 둘 다 어른이 되어서 같이 할 수 있는 게 많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오빠랑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오빠가 저보다 깔끔하기도 하고, 청소도 잘하거든요. 옆에 있으면 정신적 지지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빠가 인터뷰 보고 좋아할 것 같은데요? 

오빠는 인터뷰를 찾아보진 않고 엄마가 보여줄 것 같아요. 반응이 ‘어 내가 좀 그렇지’하고 어깨 올라갈 것 같아요. 제가 일하는 것에는 관심이 전혀 없어요(웃음).




연기하는 것, 재밌어요?

네, 재밌어요. 어렸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하긴 했어요. 근데 요즘에는 ‘왜 이렇게 재밌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이런저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데, 연기가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재밌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지점에서 재밌어요? 

하다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아주 가끔 있거든요. 그럴 때 정말 재밌어요. 옛날에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현장에서 박수를 쳐주신 적이 있어요. 그게 기억이 나요. 그때 너무 좋고 벅차올랐던 마음이 들었던 게 아직 남아있거든요. 현장에서 칭찬을 해줬을 때 되게 기분이 좋으면서 잘한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맞아요, 데뷔작이 <동네변호사 조들호>죠. 지안 씨가 아홉 살 때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좀 나요?

다는 아니지만 조금씩 기억이 나요. 새벽에 촬영을 많이 했어요. 박신양 배우님이 칭찬을 해주셨던 기억도 나고요. 강소라 배우님 등에 업혔던 것도 기억나요. ‘나 너무 무거운 거 아닐까’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그때 현장에 친구들도 되게 많았어요. 어린이집 유치원 씬이 많아서 친구들이 많았고요. 재판장 장면에서 되게 떨었던 것도 기억나요. 감독님께서 한 큐에 울어야 된다고 해서 "네"라고 대답은 했지만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성공해서 오케이 되고 배우 분들이 다 같이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셨어요.



최근에는 <이브>에서 어린 라엘 역을 맡았어요. 아빠가 눈앞에서 잔인하게 폭력 당하고 그걸 지켜봐야 하는 장면의 깊은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연기하기에 힘들지 않았어요?

제가 대본을 받고, 오디션을 봤잖아요. 오디션 연습할 때도 걱정을 되게 많이 했어요. 내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합격을 한다고 해도 잘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고요. 오디션 후에 뽑히고도 기쁘다, 해냈다 하는 생각과 함께 근데 이걸 또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느낌이었어요. 촬영장 갔을 때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많이 울고 감정씬이 많다 보니 힘들어도 힘든 걸 몰랐던 것 같아요. 그러고 집에 왔는데 약간 넋이 나가서 긴장이 탁 풀리기도 했고요.


현장에서는 어떤 감정으로 접근했었는지 궁금해요. 

세트장이니까 훨씬 현실적이었거든요. 상상을 하면서 연습했던 것보다 거기서 감정이입이 훨씬 더 잘 됐어요. 아빠 배우분도 분장을 다 한 상태셔서 상황을 생각하면서 감정이입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정철 역할을 맡으신 배우분께서 소름 끼칠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덕분에 저도 감정이 확 올라왔어요. 엄마 배우분께서도 오열하셔서 저도 더 크게 울었고요. 현장이 연습할 때보다 감정 잡기에 더 수월했어요.


완성된 장면을 보니 어땠어요? 

아쉬운 것도 있긴 했어요. 그래도 잘 나온 것 같아서 조금 후련하다고 해야 할지. 기뻤어요. 드라마 방영되고 나서, 전학 간 제일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는 "지안아, 너 여기 나왔네"하고 메시지가 왔더라고요. ‘얜 또 어떻게 봤지? 이거 19세인데’ 했어요(웃음). 아무튼 제가 좋아하는 친구가 너 너무 연기 잘한다고 해줘서 다행이었어요.




<우리는 오늘부터>처럼 밝은 역할도 꽤 있었지만 <이브> 그리고 공개 예정인 <형사록2> 최근에 촬영한 작품들까지 어두운 톤의 작품에 많이 캐스팅되는 것 같아요. 이유가 뭘까요? 

사실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나는 왜 이런 어두운 톤의 연기를 계속하는 걸까?'하고 생각을 해봤어요. 어두운 걸 한 번 찍었을 때 ‘그때 좀 괜찮았나? 연기를 잘했나?’ 생각을 하긴 했어요. 다 어두운 작품이긴 하지만 다 똑같은 건 아니잖아요. 그중에 제 매력이 하나쯤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얼마 전 사진을 찍는데 누가 제 눈이 무섭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가?'하고 생각하고, 드라마 찍을 때도 감독님께서 제 눈을 보면 집중을 하게 된다고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가'하고 또 생각하긴 했고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벌써 8년 차 배우인데, 그동안 어떤 칭찬을 들었을 때 제일 좋았어요?

최근에 어떤 작품 찍을 때, 같이 촬영한 배우분이 "지안아 오늘도 많이 배웠다"라고 해주셨는데 그게 많이 생각이 나요. 그런 말을 들어본 게 처음이기도 하고 뭉클했던 것 같아요. 그때 너무 감동받아서 말이 안 나오는 거예요. 선배님은 이미 멀리 가셨고요.  저도 나중에 커서 후배들한테 그렇게 멋있게 말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우터 대표님이 지안 씨에게 ‘카리스마 서린 눈빛’이라는 수식을 붙였더라고요. 이 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 수식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저번에는 오디션 갔을 때 프로필에 ‘무서운 신인’이라고 적혀있었나 봐요. 그래서 오디션 보시는 분들이 ‘너 무서운 신인이야?’ 해서 웃겼어요. 대표님께서 제 눈빛을 보고 고민을 해주시고 붙여주신 거니까 좋은 것 같아요.


배우로서 본인의 마스크는 어떻다고 생각하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촬영을 계속하면서 배우로서의 마스크를 만들어 나가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저는 계속 변해가면서 마스크도 바뀌어 가고 싶어요. 여러 가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특별히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있어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해요. 가장 최근에는 영화 <영웅>이 좋았어요. 세 번인가 네 번을 봤는데 매번 가슴이 뛰었어요. 김고은 배우님이 마마를 생각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났어요. 나중에 뮤지컬 영화도 꼭 찍어보고 싶어요.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이런 것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나중에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요?

학교에서 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로맨스가 주가 아닌,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연기 말고 김지안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예요?

제가 관심사가 되게 많아요. 싫어하는 걸 찾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를 정도로요. 요즘에는 요리랑 운동에 관심이 많아요. 베이킹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베이킹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잡생각도 안 들고. 편안해져요 마음이. 운동도 비슷한 이유이긴 해요. 부정적인 생각도 안 들고. 마음이 편해지고. 또 멋있잖아요 사실. 방학에 주짓수를 한번 다녔는데 그때부터 운동을 계속하고 싶어졌어요. 운동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번 방학에도 주짓수를 한번 다녀볼까 생각해 보고 있고 아크로바틱도 해보고 싶어요.


관심사를 말하니까 신나 보여요. 또 있어요?

글 쓰는 걸 좋아해요. 두 번째 꿈이 작가에요. 나중에 이정재 배우님처럼 직접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요즘은 소설을 쓰고 있어요 지금. 아이패드에다가. 어렵긴 한데 너무 재밌어요. 세 번째 꿈은 웹툰 작가. 그림 그리는 것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엄청 잘하지는 못하지만 재밌어요. 나중에 전시도 해보고 싶고요. 어른이 되길 빨리 바라고 있어요.


어떨 때 행복하다고 느껴요?

이거 말하면 안 될 것 같긴 한데, 저는 낮잠 자는 걸 좋아해요(웃음). 평범한 낮잠이 아니에요. 목요일에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에 10분, 20분 정도 잘 수 있는 시간 있어요. 그때 딱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고 햇빛이 너무 밝은 것도 아니고 어두운 것도 아니고 잠자기 좋은 시간, 딱 누워서 살짝 낮잠 잘 준비를 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하고 싶은 걸 할 때 좋은 것 같아요.


10년 뒤 김지안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저는 기왕이면 키가 많이 컸으면 좋겠고 좋은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야(반려묘)랑 계속 살고 싶고요.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동물이랑 살고 싶어요. 그리고 상도 좀 받고 싶어요(웃음).


김지안은 어떤 꿈을 품고 있나요?

왠지 모르게 어려운 질문 같은데, 정말 남들이 롤 모델로 품고 싶어 할 만큼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멋진 배우.



김지안 Q&A

MBTI  INFP

취미 베이킹, 수영

가장 좋아하는 카페 메뉴 제주 유기농 말차로 만든 크림 프라푸치노

평소 패션 스타일  기분에 따른 패션

MUST HAVE ITEM  버즈

인생 드라마  나쁜 엄마

인생 영화 영웅

좋아하는 아티스트 르세라핌

나와 ‘베스트프렌드’가 되는 방법 빙수 사주기 

나에게 ‘배우’는  행복한 직업

나에게 ‘아우터’란  가족




CREDIT

기획 아우터코리아

콘텐츠 디렉터 원욱

피처 에디터 이송은, 김은솔

비주얼 디렉터 신래영, 윤지민

매니지먼트 신나라, 김도현

콘텐츠 마케터 김도영

포토그래퍼 김민석

포토 어시스턴트 신유정

리터쳐 최정윤

헤어 이한울

메이크업 정혜선 

스타일리스트 이지현

CI 김호 (tors)